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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간과 정을 통한 아누비스 신

by 쉼표 하나 2007. 7. 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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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간과 정을 통한 아누비스 신

로마 어느 마을에 착하고 빼어나게 아름다운 여인이 하나 있었다. 그녀의
이름은 파울리나라고 하는데 그녀의 미모는 보는 사람으로 하여금 넋을 잃게 할
정도였다. 많은 남자들이 그녀와 가깝게 지내길 소원하였으나 그녀는 이미
결혼한 몸인데다 정숙하기 또한 이를 데 없었다.
뭇 남성들의 선망의 시선과 유혹을 받으면서도 그녀는 몹시 정숙하여 깨끗이
몸을 지켰다.
그러던 어느 날, 그 나라 티베리우스 황제가 기병대장인 문두스라는 젊은이가
기도를 드리러 신전으로 가고 있는 그녀를 보게 되었다. 아주 잠깐
동안이었으니 그녀의 아름다움에 넋을 잃은 문두스는 그 순간부터 그녀를
사모하기 시작했다. 그녀가 너무나 탐이 난 그는 그녀의 주위 사람을 통해
기별을 전해왔다.
"문두스 님께서 아씨가 한 번만 같이 밤을 새워준다면 2만 냥을 드리겠다고
하셨습니다."
문두스의 당돌한 제안을 들은 파울리나는 이 사실을 남편에게 고해 바쳤다.
문두스는 아무리 많은 돈도 그녀에게는 통하지 않는다는 것을 알고는 로마의
신전을 지키고 있는 사제를 찾아갔다. 그 당시 신전에는 오실리스와
아누비스라는 두 신의 상을 모시고 있었는데, 둘 중 아누비스 신이 더 숭배를
받고 있었다. 사제를 찾아간 문두스는 돈 1만냥을 사제에게 쥐어주며 말했다.
"듣자하니, 파울리나는 신앙심이 깊다고 하더이다. 그녀를 이 신전에 오도록
해 주십시오. 만약 사제님께서 그녀를 부르면 그녀는 아무 의심 없이 이곳으로
올 것입니다."
문두스의 부탁을 받은 사제는 그녀에게 가서 말하였다.
"위대하신 아누비스가 내게 와서 이렇게 전하였다. '파울리나로 하여금 나의
신전으로 오도록 만들어라. 제단 앞에 와 있으면 내가 밤중에 가서 그녀에게
가르침을 내릴 것이니라. 나는 그녀를 나의 말을 전하는 예언자로 삼을
작정이다'라고"
이 말을 들은 파울리나는 더 없이 기뻐하며 곧 바로 남편에게 가서 사제의
말을 전하였다. 아내의 말을 들은 남편은 사제의 말에 따르라고 아내에게
말했다.
"신의 부르심을 감히 누가 거역한단 말이오."
날이 저물자, 파울리나는 혼자의 몸으로 신전으로 향했다. 신전에 소속된
시녀들은 신전 앞에 침소를 마련하고는 그녀로 하여금 침소에 들도록 했다.
그녀가 그 말에 따르자 시녀들은 주위를 정리하고는 모두들 물러갔다.
그녀 혼자만이 남게 되자, 제단 뒤쪽에 숨어 있던 문두스가 아누비스 신의
모습으로 변장을 하고 그녀가 누워 있는 이불 속으로 기어들었다. 그리고
파울리나의 몸을 꽉 끌어안고는 격렬하게 애무하기 시작했다. 깜짝 놀란 여인이
물었다.
"당신은 누구 신데 이렇게 무례합니까?"
"나는 신 아누비스다. 그대가 너무나 사랑스러워 오늘밤 그대를 찾아왔도다."
"거짓말 마시오. 만일 당신이 진짜 신이시라면 이렇게 행동하지 않으실
것입니다. 신이 어떻게 일개 아녀자에게 이런 욕심을 품는단 말입니까?"
"여자 신자와 잠을 자는 것이 왜 불가하다는 것인가. 때로는 신도 여자
신자와 몸을 나눌 수 있지. 일찍이 그대처럼 아름다운 여자가 신과 몸을 나누어
신의 씨앗을 잉태한 경우는 얼마든지 많았다. 쥬피터도 그래서 태어난 것이
아니냐."
아누비스 신의 설득에 파울리나는 신과 몸을 섞는 일이 아무렇지도 않게
여겨지기 시작했다. 이윽고 파울리나는 신에게 속삭였다.
"신께서 사랑하여 주신다면 소녀는 이 몸을 기꺼이 바치겠나이다."
그리하여 아누비스 신과 파울리나는 마음껏 몸을 나누기 시작했다. 다음날
해가 밝자, 여인은 기쁨에 넘쳐 집으로 돌아왔다. 그리고 신전에서 자신의 몸에
일어났던 일에 대해 빠짐없이 남편에게 이야기했다.
"우리는 신에게 선택된 거야. 당신이 신과 몸을 나누다니, 참으로 기쁜
일이오."
남편은 아내에게 있었던 일에 대해 진심으로 기뻐했다. 그리고 다른 여인들도
파울리나의 행운을 부러워했다.
며칠 후, 문두스는 파울리나를 찾아갔다.
"당신이 아누비스 신에게 몸을 바쳤다는 이야기를 들었소. 참으로 축하할
일이구려. 당신은 내 요구는 거절하면서도 신의 요구는 거절하지 않았소. 그게
무엇 때문이오? 나는 당신을 품고 싶다고 신께 기도했고 신은 그 기도를 들어
주셨소. 당신이 내게 주지 않던 것을 신께서는 내게 베풀어 주셨지. 아누비스
신은 당신을 신전에 불러들여 당신의 몸에 나의 욕망을 불태우게 하셨소.
당신은 내 뜻을 보기 좋게 거절했고, 내가 제안한 2만 냥도 거들떠보지 않더군.
그러나 신은 한푼도 받지 않고 나의 소원을 성취시켜주셨던 거요. 나의 이름을
문두스 였을 때 당신은 나를 거절했지만, 아누비스로 이름을 바꾸니 당신은
순순히 응해 주더군. 파울리나, 당신은 이마 나와 몸을 합했소. 당신은 신의
요구를 거절하지 않았으니 마찬가지로 인간의 요구도 거절해서는 안된다고
생각하오. 자, 어떻게 하겠소? 잘 생각하여 이제부터라도 나의 것이 되어 주는
일이...."
아누비스 신이라고 믿었던 것이 문두스였다는 사실을 알게 된 파울리나는 큰
충격을 받았다. 그리고 곧 깊은 수치심과 슬픔에 빠져 어찌할 바를 모르게
되었다. 그녀는 남편에게 가서 모든 사실을 고백했다. 남편도 역시
고통스러워했다.
"하지만 어쩌겠소. 이미 지난 일이고 그 신전에 가라고 내가 허락했던
것인데...."
이 불행한 이야기를 입에 입을 건너 황제 티베리우스의 귀에까지 들어가게
되었다. 황제는 이런 불상사가 앞으로 다시는 일어나선 안되겠다고 생각했다.
"여봐라, 신의 이름을 빌어 욕정을 채운 문두스를 멀리 추방해 버려라. 그리고
그의 본분을 잃어버리고 금전의 노예가 되어 정숙한 여인을 악의 구렁텅이로
끌어들인 그 사제 놈은 사형에 처하도록 하여라."
우선 이렇게 사건을 매듭지은 황제는 신전을 허물어 버리고 신상마저
티베리아 강에 떠내려보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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